아이가 잠을 안 자는 것처럼 곤혹스러운 일도 없다. 밤잠을 설칠 경우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피곤해진다. 잠을 설치는 아이들은 성장에 문제가 있고, 매사에 위축되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높다는 연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면은 성장과 큰 연관이 있다.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는 “수면은 몸의 회복을 도와주고 에너지를 축적시킬 뿐 아니라 뇌와 성장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질 높은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습관, 잠자리 환경, 수면 자세, 낮잠 시간과 패턴 등이 영향을 준다”고 귀띔한다.
쿨쿨 잘 재우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잠자리 의식을 치르는 것. 돌 전후의 아이들은 생활의 규칙성에 관심이 높아 일정한 규칙을 따르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잠자리에 드는 일정한 의식을 만들어 매일 밤 실시하면 아이도 즐겁게 따라 하고 잠자리에 들기도 쉬워진다. 우선 아이를 목욕시키고 잠옷으로 갈아입힌다. 그다음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과 가족에게 “안녕, 잘 자” 하고 인사를 시키고 잠자리에 누우면 책을 서너 권 정도 읽어주며 잠들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단, 잠자리 의식이 너무 길면 아이는 잠을 자기보다 놀이에 빠지기 쉽고 엄마도 금세 지치므로 서너 가지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중요한 점은 아이가 아무리 졸라도 예외를 만들지 않고 매일 동일하게 하는 것. 잠자리에 들기 전 화장실에 다녀오게 하고, 따뜻한 우유를 먹이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고전적인 방법이 먹히지 않는다면 선배 엄마들의 성공 노하우를 벤치마킹해보자.

엎드려 눕히고 뒷목을 살짝 눌러줘요
7개월 된 아들이 잠투정이 어찌나 심한지 잠을 재우려고 별별 방법을 다해봤어요. 그러다 우연히 엎드려 재우면 아기가 잘 잔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저녁 8시쯤 수유한 다음 졸리는지 눈을 비비는 아기를 침대에 엎드려 눕히고 뒷목을 아주 살짝 눌러주면서 등을 토닥토닥해줬더니 5분 만에 잠들지 뭐예요. 목을 움직이려고 할 때 뒷목을 지그시 눌러주면 안 움직이고 아주 잘 자요. 민호 엄마 이지민(38세,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양손을 내복 바지에 넣어줘요
신생아 때 속싸개로 아무리 꽁꽁 싸매도 금세 풀어져서 아이들이 버둥대며 잠에서 깨잖아요. 이럴 때 아기의 양손을 입고 있는 바지 안으로 넣어주세요. 그럼 손을 빼지 못해서 그런지 아주 깊은 잠을 잔답니다. 아기가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면 별 효과가 없지만 신생아 때는 정말 도움이 돼요. 영민 엄마 조은미(26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밤잠 시간을 앞당겼어요
생후 60일경 아이가 낮잠이 부족한 날이었는데, 평소처럼 저녁 7시쯤 목욕시키고 재우려고 하니 한두 시간을 심하게 보채는 거예요. 아기가 너무 피곤해도 흥분 상태가 돼서 쉽게 잠들지 못하더군요. 그러다 3개월 무렵부터 아이가 낮잠을 잘 자지 못한 날은 밤잠 시작을 확 당겼어요. 오후 5시쯤 목욕시키고 수유하면 7시 30분쯤 꿈나라로 가요. 중간에 두어 번 수유할 때 빼고는 아침까지 잘 자더라고요. 한 가지 더. 재울 때 지나치게 고요한 것보다는 백색소음, 즉 물 흐르는 소리, 라디오 소리, 드라이기 소리 같은 생활소음을 들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대요. 지우 엄마 이은순(33세,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쉬~ 소리 내며 토닥여줘요
아기가 졸려하면 침대에 눕혀요. 처음에는 동요를 2~3곡 들려주는데 그래도 졸려서 징징거리면 아기 가슴에 제 손을 올리고 입으로 ‘쉬~’ 소리를 내요. 이때 다른 한 손으로 침대 바닥이나 방바닥을 아기 토닥이듯이 일정하게 톡톡 두드립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아기는 손가락을 빨며 스르르 잠들어요. 그래도 심하게 잠투정을 할 때는 아기의 두 손을 가슴에 모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계속 바닥을 토닥여요. 쉬~ 소리는 계속 내면서요. 드디어 아기가 잠들면 손을 떼고 깊이 잠들 때까지 쉬~ 소리만 내준답니다. 희수 엄마 박민옥(27세,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